토요타의 Direct Shift-CVT – 발상의 전환

토요타의 Direct Shift-CVT (그림 출처 – https://newsroom.toyota.co.jp/en/powertrain2018/cvt/ )

 

며칠 전 토요타에서 TNGA 플랫폼 기반의 파워트레인을 공개하면서 재미있는 CVT를 발표하여 간단히 소개하고자 합니다. 새로 발표된 CVT의 이름은 Direct Shift-CVT로 기존의 CVT와 차별되는 특징은 정지상태에서 차를 출발시키기 위한 발진 전용의 기어가 따로 있고 차가 움직이기 시작한 이후에는 기존의 CVT와 동일하게 동작한다는 점 입니다.

8단 자동변속기와 비유하여 설명하면, 기존 CVT는 1~8단 사이에서 기어비가 연속적으로 변했지만 Direct Shift-CVT의 경우 1단은 전용의 기어가 따로있고 2~8단 사이에서만 기어비가 연속적으로 변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비유상의 1->2단 변속시에는 기어비가 일반 자동변속기(Step-AT) 처럼 계단식으로 변하기 때문에 초기 발진시의 변속에 살짝 이질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덕분에 얻은 장점은 효율성의 향상입니다. 효율이 향상된 이유는 토요타의 보도 자료를 바탕으로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지요.

 

CVT 기어비에 따른 동력전단 효율 변화 (출처 – https://newsroom.toyota.co.jp/en/powertrain2018/cvt/ )

 

CVT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변속기에 요구되는 미덕은 넓은 기어비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기어비가 넓어야 발진시에 충분한 구동력을 확보하면서도 고속주행시의 엔진회전수를 낮출 수 있어 연비에 유리하기 때문이지요. 기존의 변속기가 8단 또는 심지어 10단까지 계속 다단화되는 이유도 빠른 가속력을 얻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넓은 기어비를 제공하여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한 측면이 큽니다.

CVT의 경우 벨트와 풀리(Pulley) 사이의 마찰 등의 영향으로 사용하는 기어비에 따라 동력전달 효율이 바뀌게 되는데, 보통은 위의 그래프와 같이 최대/최소 기어비를 사용할 때 효율이 낮고 중간부분의 기어비를 사용할 때 효율이 높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효율변화가 과장됐음에 주의!) CVT 설계의 딜레마는 넓은 기어비를 제공해야 하지만 이를 위해 구동/피동 풀리의 지름을 크게 하면 전체적인 효율에서 손해를보고 벨트와 풀리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유압을 제어하는 일도 까다로워 지는데다 변속기의 부피도 커지는 등 많은 문제가 생긴다는 점 입니다. (CVT의 기본 구조와 변속원리는 링크의 글을 참고)

닛산이 사용하는 Jatco CVT 7의 경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풀리의 지름을 줄이는 대신 부변속기를 추가하는 방법을 도입했습니다. 간단히 설명하면 CVT의 피동 풀리쪽에 2단 기어(부변속기)를 추가한 형태인데, 풀리의 지름을 줄여 풀리와 구동벨트를 통해 조절할 수 있는 기어비는 줄였지만 부변속기의 두가지 기어비와 조합하면 전체 기어비는 풀리의 지름 변화로 가능한 기어비의 2배 정도로 확대됩니다. CVT 7에 대해 보다 자세한 내용은 링크의 영상을 참고해주세요. CVT 7의 중요한 개발 포인트는 부변속기의 변속이 일어날 때 풀리측의 기어비 변화를 정교하게 제어하여 운전자가 부변속기의 존재를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것인데, 예전에 제어방법과 관련된 논문을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Direct Shift CVT의 불연속적이면서 연속적인 기어비 (출처 – https://newsroom.toyota.co.jp/en/powertrain2018/cvt/ )

 

Direct Shift-CVT의 재미있는 점은 훨씬 간단한 방법으로 Jatco의 CVT 7과 비슷한 효과를 달성했다는 점 입니다. 1단 기어는 출발할 때만 사용되고 차량이 왠만큼 느리게 서행하더라도 2단기어로 충분하다는 사실에 착안하여 2단에서 최고단 까지의 범위에서만 기어비가 연속적으로 변하게하고 발진용 1단기어는 별도로 제공하는 것이지요. 이렇게 하면 풀리의 지름을 줄이면서도 최대/최소 기어비 범위는 늘릴 수 있습니다. 위의 그림은 기존 CVT와  Direct Shift-CVT의 기어비 분포를 보여주는 그래프인데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기어비가 연속적으로 변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풀리의 지름을 줄였기 때문에 기존 CVT에 비해 연속적으로 변할 수 있는 기어비는 6.5에서 5.0으로 줄어들었지만 발진기어 하나를 추가함으로써 최대/최소 기어비의 범위는 7.5로 늘어났습니다. 다만 주황색 기어부분과 파란색 벨트 영역사이의 점선으로 표시된 기어비는 사용할 수 없게 되었는데 토요타에서는 이 부분의 기어비는 제공하지 않아도 문제없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잘 사용되지 않는 기어비를 과감히 포기함으로써 Jatco CVT 7과 같은 복잡한 제어 없이도 넓은 기어비를 달성했고 덤으로 특허 문제도 피해갈 수 있었을 겁니다.

 

풀리 지름을 줄인 또다른 이점 – 변속속도의 향상 (출처 https://newsroom.toyota.co.jp/en/powertrain2018/cvt/ )

 

보도 자료에 의하면 Direct Shift-CVT의 또 다른 장점으로  변속 속도의 향상도 있다고 합니다. 초기 발진을 전용의 발진기어가 담당하게 되면서 벨트와 풀리가 감당해야 하는 로드(load)의 최대값이 줄었기 때문에 위의 그림과 같이 풀리와 벨트 접촉면의 각도를 보다 변속 속도에 유리한 쪽으로 조절할 수 있었고 덕분에 변속속도도 20% 정도 향상되었다고 합니다.

 

Direct Shift-CVT의 핵심인 발진 기어 (출처 – https://newsroom.toyota.co.jp/en/powertrain2018/cvt/ )

 

며칠전의 발표에서는 신차가 발표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신차에 적용 예정인 파워트레인만 발표된 것이기 때문에 어떤 차종에 Direct Shift-CVT가 적용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는 적어도 1~2년 정도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만 CVT의 팬으로서 CVT가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기분이 좋습니다. Direct Shift-CVT의 동작을 보다 영상으로 살펴보고 싶다면 링크의 영상을 참고하세요. 보도자료의 일부로 토요타가 직접 공개한 영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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