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S의 4륜 구동이 2륜(후륜) 구동보다 효율적인 이유?
며칠 전 읽게 된 CarGuy 사이트의 테슬라 모델 S에 관한 기사에서 4륜 구동 모델이 2륜(후륜) 구동 모델보다 효율이 좋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기사에서 언급한 회생 제동량 차이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것 같아 보충 설명을 해보려 합니다. 먼저 아래 스크린 캡쳐는 테슬라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주행 조건별 예상 주행거리 계산기입니다. 후륜 구동인 60/75 모델과 4륜 구동인 60D/75D 모델의 결과를 비교해 보면 숫자뒤에 “D”가 붙은 4륜 구동 모델의 예상 주행거리가 더 긴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0/60D 모델과 75/75D 모델끼리는 배터리 용량이 서로 동일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상식과는 달리 오히려 4륜 구동 모델의 효율성이 더 좋은 것이지요.
이런 효율성 차이의 원인에 대해 검색해 본 결과 부하에 따른 모터의 효율 특성과 4륜/2륜 모델의 모터 개수 차이가 결합한 까닭이란 생각이 들었는데 (관련 링크), 이제 부터 간단히 설명을 해 보겠습니다. 테슬라를 포함한 대부분의 전기차에서 채택하는 3상 교류 모터의 경우 정지상태에서 회전을 시작할 때 부터 최대 토크가 발생하고 가용 회전수의 범위도 일상 주행에 필요한 속도 영역은 무리없이 커버합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전기차는 변속기를 탑재하지 않고 간단한 감속장치와 차동장치(디퍼렌셜)만을 거쳐 모터와 바퀴를 연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무겁고 부피가 큰 변속기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어 모델 S의 4륜 구동 시스템은 아래 그림과 같이 하나의 모터에서 나오는 출력을 복잡한 구동계를 거쳐 4륜에 분배하기 보다는 앞/뒤 구동축에 각각 독립된 모터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설계가 되었습니다.
모델 S의 트림별 스펙을 정리한 위키피디아 페이지를 살펴보면 75모델의 경우 285kW(=382마력), 75D 모델의 경우는 386kW(=518마력)의 모터를 탑재하고 있는데 75D 모델의 경우 모터 2개의 합산 출력이므로 모터 1개당 출력은 대략 190kW 정도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강력한 성능이긴 하지만 문제는 급 가속을 할 때가 아니면 최대 출력의 아주 일부분만이 사용된다는 점에서 발생합니다. 예를들어 시속 100 킬로로 평지를 순항할 때는 공기저항과 바퀴의 구름저항 정도만 이길 수 있을 정도의 출력만 사용하면 충분한데, 제 계산에 의하면 이 때는 단지 19kW(=25.5마력) 정도의 출력만 필요하지요. (계산과정은 글의 맨 마지막 부분을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모터의 효율은 내부 코일에 발생하는 유도 기전력 때문에 저 부하 조건에서 떨어지게 되는데 보통 50% 이상의 부하에서 효율적으로 동작하며 20% 이하의 부하에서는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아래 그래프는 “Determining Electric Motor Load and Efficiency (링크)” 라는 글에서 가져온 부하에 따른 모터효율곡선인데 세로축은 모터의 효율 가로축은 부하를 나타냅니다. 글의 전반적인 내용은 모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되도록이면 큰 출력의 모터를 저부하에서 사용하기 보다는 작은 출력을 가진 모터를 고부하에서 사용하라는 내용입니다.
테슬라 4륜 모델의 경우 저부하 조건에서 2개의 모터 중 1개만 사용하는 Torque Sleep 모드 를 제공하는데 이는 앞에서 언급한 “작은 모터의 고부하 사용” 조건을 만들기에 보다 유리합니다. 두 개의 모터를 장착한 테슬라 75D 모델의 경우 한개의 모터만 사용하여 19kW/190kW = 10% 부하 조건에서 시속 100킬로로 순항하게 되고 1개의 큰 모터를 장착한 75모델의 경우 19kW/285kW = 6.7%로 보다 낮은 부하에서 순항하게 됩니다. 큰 차이가 아닐수도 있지만 아래 그래프에서 출력이 큰 모터일 수록 저부하 쪽에서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경향에 주목한다면 4륜 모델과 2륜 모델의 효율성 차이에 납득할 만한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엔진에 비해 on/off가 훨씬 자유로운 모터의 경우 작은 모터 2개를 사용하고 부하 조건에 따라 1개의 모터만 사용할 수 있는 상황에 오래 머문다면 항상 큰 모터 1개를 사용하는 것 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이지요.
글을 마무리 하기전에 테슬라 모델 S가 시속 100킬로 순항할 때 필요한 출력 계산 방법을 아래와 같이 남깁니다. 계산식은 Engineering Explained 채널의 영상을 참고 했습니다.
테슬라 모델 S의 공기 저항 (Cd 계수는 0.28, 전면면적은 전폭 1.965m, 전고 1.435m의 직사각형을 가정)
공기저항을 이기기 위한 출력 = 1/2 x (공기밀도) x Cd x (속력)^2 x (전면 면적) x (속력) = 0.5 x 1.225kg/m^3 x 0.28 x (27.8m/s)^2 x (1.965m x 1.435m) x (27.8m/s) = 10.4 kW
테슬라 모델 S의 구름 저항 (차량 중량 2100Kg을 가정, 구름 저항은 0.010~0.015 범위에 있지만 최대값을 가정)
바퀴의 구름 저항을 이기기 위한 출력 = 타이어 구름저항 계수 x 차의 무게 x 속력 = 0.015 x 2100kg x 9.8m/s^2 x 27.8m/s = 8.6 kW
와 자료들이 하나같이 너무 좋네요 ㄷㄷ 감사합니다. 많이 배우고 갑니다.
와 감탄이 나올정도로 설명을 잘 해주셨네요. 근거가 명확한 자료를 사용하셔서 신뢰가 갑니다. 왜 그렇게 되는지 의문없이 이해됐습니다.
진짜 좋은 정보네요. 잘 배우고 갑니다